제 7 호 통학러 가방에는 충전기 하나쯤은 있잖아
통학러 가방에는 충전기 하나쯤은 있잖아
정기자 이선민
배터리 성능 최대치 76%를 가진 핸드폰은 통학생의 하루를 책임져주지 못한다. 편도 2시간의 통학 시간을 거쳐 학교에 도착하면 내 핸드폰의 배터리는 오늘 아침 기준 77%였다. 분명 100%까지 충전시키고 나왔는데… 그저 긴 통학 시간을 견디기 위해 약간의 음악과, 유튜브, SNS를 봤을 뿐인데 내 핸드폰은 왜 감당하지 못하는 걸까? 하는 아쉬움을 마음속에 담고 있다.
어느덧 버스를 타고, 버스에 탄 후 자연스럽게 내 옆에 핸드폰 충전 단자가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 배터리가 사라지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내 가방엔 보조배터리와 충전기가 항상 자리 잡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필수품이 된 핸드폰이 없다면, 정말 할 일이 없다. 음악 감상, 인터넷 검색, 심지어 결제까지도 핸드폰으로 할 수 있으니까. 내 전반적인 생활을 책임져주는 이 녀석에게 충전기는 팥 없는 찐빵과 같은 존재인 것 같다.
이렇게 통학의 지루함을 달래 줄 핸드폰을 유지하게 해주는 이 충전기가 어느덧 내게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었다.
글을 쓰면서 그렇다면 나를 충전시킬 수 있는 존재는 무엇일까라고 생각해 봤다. 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생활 속에서 난 ‘음악’으로 날 충전한다.
이 기사를 쓰고 있는 지금, SZA의 “Kill Bill”이란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다. 생각이 복잡하거나 고민할 일이 생기면 다양한 음악을 통해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생각을 확장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기분과 상황에 따라 음악을 이어폰으로 듣기도 헤드셋으로 듣기도 또 스피커로 듣기도 한다. 매번 듣던 노래도 기분과 상황, 음향 기계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것에 신기함을 느끼고 있다.
지금 내 플레이리스트 중에 소개해 주고 싶은 노래를 몇 곡 골라보자면 Blake Rose의 “Gone”, 엔플라잉의 “Firefly”, Conor Albert & Max Pope의 “Sunflower”라는 곡들이다. 이 노래들을 추천해 주는 이유는 곡들의 멜로디가 나에게는 안정감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추진력을 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음악에서 사람들이 정해진 형식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이 나를 충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연료가 된다고 생각한다.